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C5억제제 ‘울토미리스주’(성분명 라불리주맙)가 12월 1일부로 ‘항아세틸콜린 수용체(AChR) 항체 양성인 전신중증 근무력증(Generalized Myasthenia Gravis) 성인 환자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전신중증근무력증은 신경근 전달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희귀자가면역질환으로, 환자의 약 85%가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를 가지고 있다. 이 항체가 수용체에 결합하면 보체계가 활성화돼 시냅스 후막이 파괴되고, 이러한 구조적 손상이 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호를 약화시켜 신경근 전달장애를 초래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복시, 눈꺼풀 처짐, 삼킴장애, 호흡곤란, 이동성 장애 등이 나타나며,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근무력위기(Myasthenic crisis)’로 악화될 수 있어 질병 활성도를 지속적으로 조절하고 증상 발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치료 목표로 꼽힌다. 전신중증근무력증은 증상이 예측 불가능하게 변동하는 특성을 보여 사회적 활동과 가정생활 전반에 불안정성을 초래해 환자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신중증근무력증의 치료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치료 효과의 한계나 장기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위험 등이 있다.
울토미리스주 보험급여 적용 대상은 항아세틸콜린수용체(AChR) 항체 양성인 전신중증근무력증 성인 환자 중 △MGFA Ⅱ~Ⅳ △MG-ADL(Myasthenia gravis activities of daily living) ≥ 6 △최근 1년 이내 1회 이상의 근무력증 위기가 발생해 혈장분리교환술(Plasmapheresis) 또는 면역글로불린(Human immunoglobulin G) 주사제를 투여한 경우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와 2가지 이상의 비스테로이드성 면역억제제(azathioprine, cyclosporine, mycophenolate mofetil, tacrolimus 등)를 각 3개월 이상 치료했으나 불응성이거나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해당 약제를 투여할 수 없는 경우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다만, 근무력증 위기 상태이거나 흉선절제술 후 12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급여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하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울토미리스주의 급여 적용은 기존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전신중증근무력증 치료 환경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현행 급여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환자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고통받는 환자들이 신약을 통해 삶의 질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이고 폭넓은 급여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보험 급여는 항아세틸콜린 수용체(AChR) 항체 양성인 성인 전신중증근무력증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26주간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피험자 무작위 배정, 다의료기관, 이중맹검 방식의 3상 ‘CHAMPION-MG’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1차 평가지표는 베이스라인 대비 치료 26주차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 지표(MG-ADL) 개선 정도다. 2차 평가지표는 근육 약화를 평가하는 지표인 정량적 중증근무력증(QMG) 점수 등 삶의 질 개선 여부를 측정하는 여러 지표였다.
연구 결과, 울토미리스는 베이스라인 대비 치료 26주 차의 MG-ADL 점수 총점을 3.1점 감소시켜 1.4점 감소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며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P<0.001). 특히 위약군은 MG-ADL 점수가 최소 3점 이상 개선된 비율이 34.1%로 확인된 반면 울토미리스주 투여군에서는 절반 이상인 56.7%로 확인됐다.</p>
주요 2차 평가지표 중 하나로 설정한 QMG 점수 변화도 베이스라인 대비 울토미리스 투여군 -2.8점, 위약군 -0.8점으로 나타나 유의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P<0.001). 특히 QMG 점수가 최소 5점 이상 증가한 비율도 울토미리스 투여군에서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30.0% vs 11.3%, p=0.005).</p>
이 연구의 장기 유효성을 평가한 오픈라벨 연장연구(Open-Label Extension Study)에서 MG-ADL점수가 3년(164주)차에 평균 4점의 개선을 보였으며 약물에 반응을 보인 환자 중 41.8%는 증상이 없거나 거의 없는 최소증상발현 상태에 도달했다.
김철웅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사업부 전무는 “이번 울토미리스 급여 적용은 치료 옵션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전신중증근무력증 환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치료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