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 만성 전신적 염증, 뇌 구조 변화,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에 의한 염증 등의 메커니즘을 통해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에 비만을 개선하면 알츠하이머병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설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알츠하이머병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초기 단계의 증상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evoke’ 및 ‘evoke+’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2년간의 연구결과 1차 분석 톱라인 결과를 24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했다.
두 임상시험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연구로 총 3808명의 성인이 등록됐고 표준치료와 병용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해 평가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피하주사제)과 ‘리벨서스’(경구약), 비만 치료제 ‘위고비’(피하주사제)의 주성분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 주사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는 실제 임상연구 증거, 전임상 동물모델 실험결과, 당뇨병 및 비만 임상시험의 사후 분석을 바탕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알츠하이머병 적응증에 연구하기로 결정했었다.
시험 결과 evoke 및 evoke+ 임상시험은 치매임상평가척도 박스 총점(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B)의 기저치 대비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삼은 알츠하이머병 진행 감소 효과 측정에서 위약 대비 세마글루타이드의 우월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치료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바이오마커 개선을 보였지만 이러한 변화가 질병 진행 지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voke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가 있는 55세에서 85세 사이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은 이전 세마글루타이드 연구 결과와 일관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현재까지 다양한 환자 집단에서 3700만 환자-년 이상의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evoke 및 evoke+ 임상시험의 전체 연구 집단에서 관찰된 유효성 결과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1년 연장 연구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두 임상시험의 톱라인 결과는 다음 달에 열리는 알츠하이머병임상시험(CTAD)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전체 결과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알츠하이머병ㆍ파킨슨병학회(AD/PD)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책임자 겸 연구개발 총괄 부사장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당사는 알츠하이머병 분야에서 상당한 미충족 수요와 여러 지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세마글루타이드의 잠재력을 탐구할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며 “알츠하이머병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연구 기준과 엄격한 방법론을 충족하는 잘 통제된 3상 시험 2건을 수행한 것에 자랑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