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걸음을 걷는 사람의 67%가 ‘무릎통증이 생긴다’고 답변했다.
이런 팔자걸음은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릎관절·고관절·골반·척추 등의 전신적인 불균형과 통증,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이병원이 팔자걸음을 걷는다고 밝힌 2030세대 135명(남 66, 여 75)을 대상으로 ‘팔자걸음과 척추관절건강’과의 상관성을 주제로 설문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상당수가 보행 시 무릎과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팔자걸음을 걷는 67%의 응답자가 ‘무릎통증이 생긴다’고 응답했는데, 성별로는 ‘여성’이 63%, 남성 37%로 여성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걸을 때)허리통증이 생긴다’고 밝힌 사람은 62%로 집계됐는데, 남녀 비율은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 중 10명 중 약 4명(38%)은 ‘허리디스크 환자’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의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허리디스크의 80%가 팔자걸음, 안짱걸음 등 잘못된 걸음걸이에 기인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권용진 일산하이병원 원장은 “팔자걸음은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고 척추후관절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반이 잘 틀어져 요통과 허리디스크 등 허리부위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팔자걸음으로 보행 시 통증이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할 경우 성인의 경우 무릎 바깥쪽 연골이 손상돼 퇴행성관절염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의들은 팔자걸음의 원인 가운데 약 70%는 후천적인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설문조사에도 후천적인 팔자걸음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양반다리로 앉는 생활습관’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이 60%로 조사돼 의학계의 의견을 뒷받침했다. 이밖에도 복부비만이 심하거나 허벅지 안쪽 살이 많으면 팔자걸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 경험과 분만 방식도 팔자걸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6%가 ‘출산경험이 있다’ 고 밝혔으며, 이 가운데 ‘자연분만을 했다’ 62%, ‘제왕절개’ 38%로 조사돼 자연분만을 한 여성들이 더 팔자걸음을 많이 걷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원장은 “임산부들은 배를 내밀고 엉덩이를 뺀 채 팔을 휘저으며 팔자걸음으로 걷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출산을 하면 골반이 늘어나게 되는데 자연수축이 되지 않을 경우 팔자걸음이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아무래도 제왕절개보다는 자연분만을 할 때 골반이 더 많이 벌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척추관절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팔자걸음을 교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래도 걸음교정이 접근하기 쉽다. 우선 발을 11자로 걷기 위해 노력하고, 뒤꿈치·발바닥·발가락 순으로 발을 디뎌야 한다. 시선은 정면에서 10~15도 정도 위를 바라보고 허리를 곧게 펴면 올바른 걸음걸이를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신발 굽 높이는 2~3㎝ 정도가 적당하고, 발볼 너비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만약 평발·요족·무지외반증 같이 발 형태에 문제가 있다면 의학용 깔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이런 걸음걸이 교정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골반의 뒤틀림과 허리디스크 등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의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