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의 림프종 항암제 ‘엡킨리주’(Epkinly 성분명 엡코리타맙-bysp, epcoritamab-bysp)가 건강보험 급여 첫 관문을 넘어섰다. 반면 한국얀센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텍베일리주’(Tecvayli, 성분명 테클리스타맙-cqyv, teclistamab-cqyv)는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는 급여기준을 인정받지 못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금년도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급여기준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엡킨리는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의 CD3 단백질과 B세포 표면의 CD20 단백질에 동시에 결합하는 CD20·CD3 이중특이성 단일클론항체다. 지난해 12월 첫 암질심 도전에서는 높은 약가와 재정 부담 문제로 급여 기준 설정에 실패했으나, 이번에는 두 가지 이상 전신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반면 텍베일리는 이번에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텍베일리는 다발골수종 세포에서 주로 나타나는 B세포 성숙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 BCMA)과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CD3 수용체에 결합하는 이중 특이항체다. 2023년 7월 국내 허가를 받아 작년 11월 첫 급여 신청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심의에서도 프로테아좀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단클론항체 치료를 포함한 3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의 단독요법으로 급여를 신청했으나 부결됐다.
이날 심의에서는 급여기준 확대 안건도 함께 논의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치료제 졸라덱스(초산고세렐린) △한국다케다제약의 유방암 치료제 루프린디피에스(류프로렐린 아세트산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위암 보조 치료제 엘록사틴(옥살리플라틴) △한국에자이의 간암 치료제 렌비마(렌바티닙) 등 4개 약제가 검토됐으며, 이 중 렌비마만이 급여 범위 확대에 성공했다. 렌비마는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 2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이와 함께 심평원은 임상 현실을 반영한 급여기준 개선 심의 결과도 공개했다. 이번 개선안은 지난해 12월 의사·병원협회 등으로부터 접수된 의료 현장의 요청을 반영한 것이다.
논의 결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dMMR(결손 DNA 복구) 또는 MSI-H(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위선암, 위식도접합부 선암, 식도선암의 1차 치료로 급여 기준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한국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또는 한국BMS제약의 옵디보(니볼루맙)를 세포독성항암제와 병용하는 요법이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