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아미릭스파마슈티컬스(Amylyx Pharmaceuticals)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일명 루게릭병) 치료 신약후보인 ‘AMX0035’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지난 2일(현지시각) 제출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흔히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일종이다. AMX0035는 필수 단백질을 세포 안에 올바르게 삽입하는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 증강제인 소듐 페닐부티레이트(Sodium Phenylbutyrate)와 뉴런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는 타우루소디올(Taurusodiol)의 복합제다.
이 신약후보는 작년 9월 우수한 2상 결과 때문에 루게릭병 환자들이 조기 승인을 요청하는 청원에 나설 정도였다. 당시 미국 환자단체는 아미릭스가 AMX0035를 FDA에 신약허가신청을 해 우선 긴급사용승인(EUA)을 받고 3상 사후 확증 임상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 신약이 출시될 때까지 접근성을 높여 AMX0035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신약허가 신청도 3상 데이터가 아닌 2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아미릭스의 저스틴 클리(Justin Klee) 및 조슈아 코헨(Joshua Cohen) 공동창업자 겸 공동 대표는 “FDA에 AMX0035의 허가신청서 제출을 마친 고무적인 성과를 루게릭병 커뮤니티와 공유하고자 한다”며 흥분했다. 같은 회사의 태미 사넬리(Tammy Sarnelli) 글로벌 인허가 업무 담당대표는 “최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AMX0035에 대한 심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FDA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MX0035의 신약허가신청은 총 137명의 루게릭병 환자들이 참여한 위약 대조 ‘CENTAUR’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제출됐다. 6개월에 걸쳐 2상 임상을 진행한 결과 AMX0035를 복용한 환자들은 걷고, 옷을 입고, 먹는 일상능력을 측정하는 개정 근위축성측삭경화증기능평가척도(Revised ALS Functional Rating Scale, ALSFRS-R)에서 점수 감소폭이 위약 대비 적었다. 신체기능 감퇴 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지연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최대 3년 동안 환자를 대상으로 표지를 개방해 안전성을 장기간 추적조사(Centaur Open Label Extension Study, CENTAUR-OLE)한 결과 AMX0035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 대비 사망률이 44% 낮았다. 이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각각 25.0개월, 18.5개월로 6.5개월의 격차를 보였다. 반면 부작용 발생률과 투여중단자 비율을 보면 24주차에 두 그룹 간 괄목할 만한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위장관계 부작용은 AMX0035투여그룹에서 2% 이상 더 자주 나타났다.
CENTAUR 임상시험 내용은 작년 9월과 10월에 각각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및 ‘근육과 신경’(Muscle and Nerve)에 게재됐다.
CENTAUR 임상을 주도했던 미국 하버드대 의대 사브리나 파가노니(Sabrina Paganoni) 교수는 “생명을 위협하는 루게릭병 환자들과 이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이번에 허가신청이 이루어진 것은 루게릭병의 진행속도를 늦추고 환자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시켜 줄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미릭스는 지난 6월 캐나다 보건부에 ‘AMX0035’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연내에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도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또 연내에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 시작할 예정이다. 3상 ‘PHOENIX’ 임상은 600여명의 환자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모집한 다음 AMX0035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