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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의 콩팥 건강 지키기 요령 … 신부전과 요로감염, 알면 막을 수 있다
  • 이정환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
  • 등록 2026-02-04 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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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암제 투여와 CT 조영제가 신장에 악영향 … 면역력 저하로 인한 장염이나 폐렴 때문

암 치료를 받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콩팥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잖다. 항암제 투여,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 쓰이는 조영제, 식사량 감소로 인한 탈수,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염 위험 등이 한꺼번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기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요로감염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신장’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은 우리말인 ‘콩팥’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쓴다. ‘심장’과 발음이 비슷해 생길 수 있는 혼동을 줄이기 위한 이유도 있다.

 

심장이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펌프라면, 콩팥은 그 혈액을 받아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수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콩팥은 배 앞쪽이 아니라 갈비뼈 아래, 등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 배보다는 옆구리나 허리 쪽이 불편하거나 아프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콩팥은 단순히 소변을 만드는 장기가 아니다. 몸속 수분과 염분의 균형을 맞추고, 혈압을 조절하며, 빈혈과 뼈 건강에 필요한 호르몬도 만들어낸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몸속 노폐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 결과 이유 없이 쉽게 피로해지고, 입맛이 떨어지거나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콩팥이 수분과 염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몸이 붓기 시작한다. 특히 다리나 발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자국이 남았다가 천천히 사라진다면, 콩팥 기능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콩팥은 혈압을 조절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갑자기 혈압이 오르거나, 기존에 잘 조절되던 고혈압이 악화되기도 한다. 빈혈도 흔히 나타나 숨이 쉽게 차고, 어지럽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여름인데도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간다”는 증상 역시 콩팥 기능 저하와 관련된 신호일 수 있다.

 

암 치료 중 콩팥이 더 취약해지는 이유

 

암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콩팥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이 한꺼번에 겹치기 쉽다. 일부 항암제는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 사용하는 조영제 역시 일시적으로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항암치료로 구토나 설사가 생기고, 식사와 수분 섭취가 줄어 탈수가 되면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한다. 이 경우 콩팥 기능이 갑자기 나빠지는 급성 콩팥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감염이다. 암 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렴이나 장염뿐 아니라 요로감염도 쉽게 생길 수 있다. 방광에 생긴 감염이 콩팥까지 퍼지면 신우신염이나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손상이 반복되면 콩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만성콩팥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콩팥 건강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콩팥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꼭 복잡한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만으로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소변검사로는 소변에 단백질이나 혈액이 섞여 있는지, 염증 소견은 없는지를 확인한다. 혈액검사에서는 콩팥에서 걸러지는 크레아티닌 노폐물 수치를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흔히 ‘콩팥 점수’라고 부르는 사구체여과율(GFR)을 계산해 콩팥 기능을 평가한다.

 

건강한 성인의 콩팥 점수는 보통 90~100점 정도다. 나이가 들면서 점수가 조금씩 낮아질 수는 있지만, 60점 미만의 상태가 계속된다면 만성콩팥병으로 보고 관리가 필요하다. 중요한 점은 콩팥 점수가 서서히 떨어져도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백뇨는 콩팥이 보내는 초기 경고 신호

 

정상적인 콩팥에서는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노폐물만 걸러낸다. 하지만 콩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에 손상이 생기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나오게 된다. 이를 ‘단백뇨’라고 한다.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기면서 이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거품만으로 단백뇨를 판단할 수는 없다. 정확한 확인은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 단백뇨가 많을수록 콩팥 기능이 더 빨리 나빠질 수 있고, 심장과 혈관 질환의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혈압과 혈당을 잘 관리하고, 싱겁게 먹으며, 약물치료를 받는 게 단백뇨를 줄이고 콩팥을 보호하는 핵심이다. 

 

급성콩팥손상과 요로감염, 특히 주의하세요

 

암 치료 중 콩팥 기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를 ‘급성콩팥손상’이라고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탈수이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거나, 구토·설사로 수분이 빠져나가면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기능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요로결석, 종양 등으로 소변의 배출이 방해를 받으면 소변이 콩팥에 고이는 ‘수신증(水腎症)’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콩팥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요로감염 역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방광에 생긴 감염이 치료되지 않으면 콩팥까지 퍼져 신우신염과 같은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패혈증과 같은 전신감염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에서는 증상이 가볍더라도 빠른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약물과 민간요법,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흔히 사용하는 소염진통제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콩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항암치료 중 감기·몸살이나 통증이 있을 때는 어떤 약제를 복용해야 할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보양식, 민간요법도 ‘몸에 좋다’는 인식과 달리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방법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장기여서 예방과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충분한 영양과 수분을 섭취하며, 너무 높거나 낮지 않게 혈압과 혈당을 잘 관리하는 게 기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체중 유지, 금연도 콩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자신의 콩팥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이정환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이정환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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