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오노기제약은 타나베파마(이전 사명 미쓰비시다나베파마)로부터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일명 루게릭병) 치료제 ‘라디카바’(Radicava. 성분명 에다라본, Edaravone, 국내 상품명은 ‘라디컷’)의 글로벌 권리를 2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22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시오노기는 지난 22일 일본 내 이사회에서 타나베파마가 라디카바 경구현탁액(RADICAVA ORS) 및 정맥주사용 라디카바(IV RADICAVA)에 대한 글로벌 권리를 인계하기 위해 새로 설립하는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설 회사는 양사의 거래 후 시오노기 미국법인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라디카바 현탁액은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해 전 세계 여러 규제기관으로부터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기존에 사용되던 정맥주사 제형과 함께 현재까지 2만명 이상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돼 왔다.
시오노기는 라디카바 현탁액 및 정맥주사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희귀질환 상업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희귀질환 분야에서 인재 및 사업 전문성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오노기는 취약X증후군, 조던증후군, 폼페병에 대한 희귀질환 신약 연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시오노기는 미국법인을 통해 타나베파마에 25억달러를 일시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향후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관련 거래 절차는 통상적인 규제 승인을 거쳐 내년 2분기 내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오노기는 이번 거래가 2026 회계연도부터 즉시 수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며 연간 약 7억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오노기제약 이사오 테시로기 CEO는 “이 매우 중요한 치료제는 ALS로 인한 파괴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며 “우리는 이 책임을 이어받게 돼 자랑스럽고, 미국에서 타나베파마가 환자 및 의료계와 구축해 온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나베파마 미국법인 가와카미 야스토시 사장은 “라디카바 사업을 시오노기로 이전함으로써 이 제품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지속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가 확보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일본 미쓰비시화학그룹은 올해 2월 7일, 신약개발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제약부분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을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Bain capital)에 34억달러에 매각했다. 실제로는 사업 부진으로 해외법인들이 적자에 휩싸인 게 매각의 빌미가 됐다.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최근(12월초로 추정) 타나베제약으로 이름을 바꿨다. 베인캐피털은 이번에 핵심 자산인 ‘라디카바’ 매각을 통해 투자액 34억달러 중 25억달러를 단숨에 회수할 수 있게 됐다.
국내서 ‘라디컷주’(정맥주사)는 2015년 12월 18일에 허가돼 2016년 6월 10일에 출시됐으며, ‘라디컷현탁액’은 2025년 12월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