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철 GC녹십자 개발팀장이 19일 열린 글로벌 백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mRNA 백신 파이프라인에 대해 연내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다고 20일 밝혔다. 질병관리청에서 2028년까지 mRNA 백신 국산화를 선언한 만큼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1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백신 포럼(Global Vaccine Forum)에 참석해 ‘mRNA 백신 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포럼은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와 유바이오로직스가 ‘mRNA 및 차세대 백신 플랫폼 기술의 현재와 미래’(Present and future of mRNA and other vaccine platform technologies)를 주제로 공동 개최했다.
GC녹십자는 2019년부터 mRNA/LNP(Lipid Nanoparticle) 플랫폼 연구를 본격화해 세포주 개발부터 mRNA 합성, LNP 제형화, 완제 생산 및 품질 분석에 이르는 ‘End-to-End’ 전 공정을 자체 구축했다. 국내 기업 중 mRNA 의약품 전 과정을 내재화한 것은 GC녹십자가 처음이다. 특히 개발 단계에서 자체 AI 기술을 활용해 mRNA 및 LNP 구조를 최적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AI 기반 mRNA 구조 설계를 통해 발현율을 크게 높였다고 자랑했다. 발현율이 높을수록 약물 투여량을 줄일 수 있어, 독성 감소와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GC녹십자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mRNA 백신이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에서도 기존 제품과 유사한 수준의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비임상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윤철 GC녹십자 개발팀장은 “GC녹십자는 전통 백신 분야를 넘어, 글로벌 수준의 차세대 백신 기술 자립화를 이끌 준비를 마쳤다”며 “mRNA/LNP 기술을 감염병 예방뿐 아니라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진입을 바탕으로, 다음 팬데믹에도 신속하게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바이오텍 계열사 차백신연구소는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 후보물질 ‘CVI-HBV-002’의 2b상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linical Study Report, CSR)를 20일 수령했다.
차백신연구소는 2019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후보물질인 CVI-HBV-002의 국내 2b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후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항바이러스제(테노포비르, Tenofovir)를 투여하고 있는 153명을 대상으로 시험군(CVI-HBV-002군)과 대조군(위약군) 두 그룹으로 나눠 약물을 투여하고, 48주 간 추적관찰을 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혈청 내 HBsAg(B형 간염 표면항원)’ 수치의 평균 변화를 분석한 결과, CVI-HBV-002 투여군에서 HBsAg 수치 감소가 관찰됐으나,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p값=0.4811).
HBsAg는 B형간염 감염 여부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혈청에서 6개월 이상 검출되지 않으면 ‘기능적 완치’로 간주된다.
2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HBV(B형간염 바이러스) 특이적 T세포 면역반응’에서는 CVI-HBV-002의 유효성이 확인됐다. 시험군에서 HBV 특이적 T세포 반응 수치가 3배 이상 증가한 비율은 42.86%로, 위약 대조군(11.11%) 대비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보됐다(P값=0.0001).
HBV 특이적 T세포 면역반응은 만성 B형간염 환자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다시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이번 임상 2b상 결과는 CVI-HBV-002가 면역관용(바이러스가 체내에 존재하지만 면역계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을 극복하고 체내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CVI-HBV-002 투여군이 위약 대조군과 비교해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아 안전함이 확안됐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번 임상에서 CVI-HBV-002를 단독 투여해 HBV 특이적 T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HBsAg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성 B형간염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 결과 HBV 특이적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성공했으나, HBsAg 수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데는 이르지 못해 완치를 위한 단독요법의 한계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차백신연구소는 siRNA 치료제 등과의 병용요법으로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다. siRNA 치료제로 HBsAg 수치를 낮추고, CVI-HBV-002로 T세포 활성화를 유도해 HBsAg 재상승을 억제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siRNA 치료제는 단독 투여 시 HBsAg 수치 감소에는 효과적이나, 나중에 수치가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단독요법으로는 만성 B형간염의 기능적 완치에 이르지 못했으나, 이는 시판 중인 치료제는 물론 개발 중인 대부분의 글로벌 후보물질이 갖고 있는 한계”라며 “이번 2b상에서 확인된 유효성 결과를 바탕으로, 만성 B형간염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있는 파트너사를 섭외하고 후속 임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리스 모더나 부사장이 19일 열린 '글로벌 백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모더나코리아는 지난 19일 열린 ‘글로벌 백신 포럼’에서 감염병 치료 분야를 총괄하는 로버트 패리스(Robert Paris) 부사장이 ‘잠복 바이러스’ 감염 대응 개발 프로그램 중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및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에 대한 백신후보물질의 개발 현황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는 “모더나는 전세계적으로 간과되어 온 잠복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으며, 예방백신이 없는 미충족 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더나의 mRNA 플랫폼은 높은 확장성을 바탕으로 백신을 넘어 희귀질환, 자가면역질환, 종양학 등 다양한 치료 분야로 임상 개발 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모더나는 현재 독감-코로나19 복합백신(mRNA-1083), RSV 백신(mRNA-1345) 등 호흡기 감염병 대응 제품뿐만 아니라, 희귀질환·종양학·자가면역질환 등 비호흡기 영역으로도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다. 현재 45개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이 중 10개 프로그램은 향후 3년 안에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