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과 담도암 등에 젬시타빈(Gemcitabine)과 시스플라틴(Cisplatin)을 함께 투여하는 젬시스(GemCis) 병용요법이 2010년에 등장한 지 거의 15년여 만에 새로운 의료기기 복합 항암요법이 승인됐다.
스위스의 항암제 전문 제약기업 노보큐어(Novocure, 나스닥 NVCR)는 의료기기 ‘옵튠 팩스’(Optune Pax)와 ‘젬자’(젬시타빈), ‘아브락산’(nab-파클리탁셀)을 병용하는 요법이 성인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고 11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옵튠 팩스는 종양치료 전기장(Tumor Treating Fields, TTFields)을 전달하는 착용 가능한 휴대용 의료기기다. 암세포들의 전기적 특성을 표적해 암세포들이 분열하고 생존을 이어가는 데 필요로 하는 과정을 파괴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비침습적 치료다. 기존 약물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옵튠팩스 기반 병용요법은 3상 ‘PANOVA-3’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승인됐다. 옵튠팩스 병용군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6.2개월로, 기존 치료(젬자+아브락산)의 14.2개월 대비 2개월의 격차를 보였다. 옵튠팩스 치료 완료군에서는 18.3개월로 더욱 개선했다. 1년 생존율 역시 각각 68.1%(전체 실험군)와 75.2%(치료 완료 실험군)로 대조군의 60.2%보다 상당한 우위를 보였다.
PANOVA-3 임상은 전향적, 피험자 무작위 분류, 개방표지, 대조군 방식으로 진행됐다. 피험자 571명의 환자들은 일대일 무작위 분류를 거친 후 최소한 18개월 동안 추적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개선되면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옵튠팩스 사용군은 통증 진행(재발)이 나타나기까지 소요된 평균기간이 15.2개월로 분석돼 대조군의 9.1개월과 비교해 6.1개월의 격차를 보였다.
부작용은 주로 경미한 수준의 TTF 관련 피부발진에 국한됐으며, 기존 화학요법의 전신 독성을 악화시키지 않았다. 치료 중단을 초래할 만한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 임상 결과는 학술지 ‘임상종양학’(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3.3) 에 2025년 5월 31일 게재됐다.
이 임상을 총괄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버지니아메이슨메디컬센터의 빈센트 피코지( Vincent Picozzi) 종양내과 전담 박사는 “옵튠팩스는 전신성 부작용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전체생존기간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며 “통증 진행이 나타나기까지 소요된 기간을 크게 연장시켜 준 데다 전체적인 삶의 질을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췌장암 환자 치료에서 삶의 질 보전은 우선순위 중 하나”라며 “이번 옵튠팩스 승인으로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에 대한 치료방법을 바꿔놓을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보큐어의 프랭크 레너드(Frank Leonard) 대표는 “이번 옵튠팩스 승인은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이 확보됐음을 의미한다”며 “전신요법제들의 경우 췌장암에서 생체이용률이 저조한데다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이 수반됐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미국 내 암 사망 원인 3위로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13%에 불과한 난치성 암이다. 특히 대부분 환자가 진단 시 이미 수술 불가능한 진행 단계에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노보큐어가 2025년 6억554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과 2027년에도 각각 5.58%, 10.93%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주당순이익(EPS)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승인은 노보큐어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중요한 이정표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 전망과 상용화 가능성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