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제약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2형 당뇨병 치료용 주1회 주사제 ‘오젬픽프리필드펜’(Ozempic,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이 이달부터 급여 적용을 받는다. 혈당 조절은 물론 심혈관계·신장 질환 관련 위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동일 성분의 ‘위고비’가 이미 비만치료제로 허가돼 있기 때문에 당뇨병과 대사관련 광범위질환 치료제로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넘친다.
한편으로는 경쟁약인 릴리의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GLP-1(glucagon-like peptide-1) 이중효능제(dual agonist)인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Mounjaro,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가 다소 높은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데다가 지난해 12월 당뇨병 치료제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마음이 다급해보인다.
오젬픽은 국내에서 GLP-1RA 계열 2형 당뇨병 치료제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혈당 조절 및 심혈관계·신장 질환 관련 위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부터 ‘오젬픽+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 3종 병용요법, ‘오젬픽+메트포르민’ 2종 병용요법, ‘오젬픽+기저인슐린(±메트포르민)’ 병용요법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았다.
그동안 국내외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하거나 심혈관계·신장 질환이 동반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GLP-1RA 제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급여 접근성으로 인해 국내 진료 환경에서는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 전략을 충분히 적용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해왔다. 이번 오젬픽 급여 적용은 국내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더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향적인 오젬픽 사용에는 장애가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 등을 2~4개월 이상 병용 투여해도 당화혈색소(HbA1C) 7% 이상인 환자 중 체질량지수(BMI)≥25kg/㎡ 또는 기저 슐린 요법을 할 수 없는 경우 ‘오젬픽+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 3종 병용요법에 급여가 인정되고, 3종 병용요법으로 현저한 혈당 개선이 이루어진 경우 ‘오젬픽+메트포르민’ 2종 병용요법에도 급여가 적용된다. 또 기저 인슐린 단독 또는 메트포르민 병용을 2~4개월 이상 투여해도 당화혈색소 7% 이상이거나 오젬픽과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 병용 투여에도 당화혈색소7% 이상인 경우 ‘오젬픽+기저인슐린(±메트포르민)’ 병용요법에 급여가 적용된다.
문제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 일반 원칙과 달리 오젬픽의 경우, 기존 약제(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를 2~4개월 이상 병용 투여했음에도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7% 이상인 환자로 급여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초 투여 시 약제 투여 과거력 및 검사(HbA1c, BMI 등) 결과 제출 의무 △이후 3개월마다 HbA1c 및 BMI 검사 결과 제출 의무 △투여 초기 3개월간 최대 4~6주분까지 처방, 이후엔 최대 3개월분까지만 급여 인정 등의 기준도 포함됐다.
한편 한국릴리의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의 경우도 오젬픽과 거의 같은 급여 기준이 설정돼 있다. 트루리시티는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즉 비만에도 비급여 전액 자가부담으로 트루리시티를 맞을 수 있다. 반면 오젬픽 급여 기준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전액 본인 부담의 비급여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존 당뇨병 치료제 일반 원칙과 달리 오젬픽의 경우, 기존 약제를 2~4개월 이상 병용 투여했음에도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7% 이상인 환자로 급여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오젬픽 최초 투여 시 약제 투여 과거력 및 검사(HbA1c, BMI 등) 결과 제출 의무 △이후 3개월마다 HbA1c 및 BMI 검사 결과 제출 의무 △투여 초기 3개월간 최대 4주 단위 처방기간 제한 등의 추가 기준도 포함됐다.
다만 동일 계열의 GLP-1 RA 제제에서 오젬픽으로 변경 투여하는 경우, GLP-1 RA 제제 최초 투여 시 환자 상태가 현행 급여 기준에 해당한다면 오젬픽의 급여가 인정된다.
오젬픽으로 변경 투여 시 용량 증감이 필요하지 않다고 의료진이 판단할 경우, 초기 용량 증감 단계에 해당하지 않아 최초 처방 시부터 1회 처방기간을 최대 3개월분까지 급여 인정받을 수 있다.
오젬픽의 급여 개시에 즈음해 노보노디스크제약이 가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 2형 당뇨병 진료 현장에서 추가적 혈당 조절과 주요 합병증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치료 접근이 요구되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오젬픽 같은 새로운 치료제들이 많이 등장했다”며 “이로 인해 급여·치료 가이드라인이 변했으며 임상 현장에서 치료 접근이 달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2025년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기존 약물의 증량 또는 다른 계열 약물과의 병용요법을 조속히 시행한다. 그 다음 수순으로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사제를 포함한 치료제를 한다. 그 세칙으로 ⓵주사제 기반으로 병용요법을 고려할 때 기저인슐린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우선한다. ⓶GLP-1 수용체 작용제 또는 기저인슐린 단독으로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두 약물(경구제)을 병용한다. ⓷GLP-1 수용체 작용제 또는 기저인슐린 단독으로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인슐린 강화요법을 한다. 그 다음 수순은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부전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한다.
당뇨병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산불 진화’에 비유한 박 교수는 “당뇨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에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에 불이 난 것과 같다”며 “작은 불일 때 초동에 끄지 않으면 큰 산불로 번지듯이 당뇨병을 초기에 잡지 않으면 나중에 큰 비용과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젬픽 같은 약물을 초기부터 쓰면 좋겠지만 현재 급여기준은 약가가 저렴한 메트포르민으로 먼저 사용하고, 안 되면 다음 약으로 다시 바꾸는 식으로 단계적 접근만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폰요소제(SU)와 관련한 급여 기준은 역설적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DPP-4 억제제가 나온 지 10년이 넘으면서 SU 처방률은 계속 줄고 있고, 대부분의 당뇨병 전문가는 SU를 초기 치료에서 배제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오젬픽을 급여로 쓰기 위해서는 메트포르민과 SU를 병용한 다음에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아야 한다”며 “오젬픽을 사용하기 위해 쓰지 않던 SU를 다시 처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국내 2형 당뇨병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52.4%)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젬픽의 경우 체중감량 외에 신장질환 및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까지 겸비하고 있어 당뇨병성 합병증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오젬픽이 병리적, 약리적 배경을 감안할 때 치료 우선 순위에 있어야 한다는 견해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질환 인지율‡은 74.7%로 높은 편이지만, HbA1c 6.5% 미만 달성률은 32.4%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뇨병 치료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혈당조절 효과 면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기존 엑세나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대비 당화혈색소(HbA1c) 7% 미만 달성 환자 비율이 크게는 29%p, 작게는 10%p 차이가 났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중증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 비율이 56~76%에 이르렀다.
체중감량 효과 면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는 베이스라인 대비 5.6~6.5% 줄어 1.9~4.6% 감소된 다른 치료제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체중을 5% 또는 10% 이상 감소한 비율은 세마글루타이드는 52~63%에 달한 반면 다른 치료제는 17~30%에 그쳤다.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비만이 없는 환자보다 HbA1c 6% 미만 조절률이 더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젬픽의 가치가 두드러진다.
박 교수는 “당뇨병이 있으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동반되고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같은 뇌심혈관 합병증과 말기 신부전 등 표적장기 손상 위험이 급증한다”며 “과거 스타틴 처방 초기에는 삭감하다가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률이 높을수록 심뇌혈관 질환 위험과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로는 삭감을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의학적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오젬픽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모아지면 보다 이른 투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생활습관을 위한 환자교육 비용마저 급여화를 하지 않고 비용만 우선시하는 건강보험 환경에서 급여 체계의 변화와 대응이 너무 늦다고 답답해했다.
박 교수는 “인슐린은 매일 투여해야 하고 저혈당 위험이 있어 매일 아침 혈당을 검사하고 수시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반면 주1회 주사하는 오젬픽과 같은 GLP-1 제제는 상대적으로 저혈당 위험이 낮고, 주사 치료의 이득이 환자에게 충분히 교육되고 이해된다면 경구약이 더 좋다는 인식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오젬픽의 경구약인 ‘리벨서스’의 급여화에 대해 현재 국내 허가가 돼 있고 여전히 경구약을 원하는 니즈가 상당한 만큼 추이를 봐가며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주사제로 투여할 경우 주1회에 아주 소량을 투여하지만, 경구약은 매일 먹어야 하며 용량도 10배 안팎 늘어난다. 경구약은 환경오염, 신체에 미치는 부작용(특히 위장관 부작용)이 크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되는 게 바람직하다.
박철영 강북삼성병원(왼쪽), 손장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 자리에서 손장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오젬픽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을 위약군 대비 26% 감소시키고, 신장 질환 관련 복합 평가변수 발생 위험을 위약군 대비 24% 감소시켜 GLP-1RA 계열 제제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신장 질환 관련 위험 감소 측면에서 치료 혜택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따라서 오젬픽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극찬헀다. 그는 “오젬픽은 혈당을 충분히 조절하면서도 체중 증가 없이 오히려 감소를 유도할 수 있고, 저혈당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기존의 설폰요소제(SU)나 인슐린 등 여러 약제들이 혈당은 낮출 수 있었지만 도달하기 어려웠던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사건이나 만성 신부전 진행을 늦출 수 있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임상 결과를 보면 오젬픽 1mg 투여 시 당화혈색소는 베이스라인 대비 약 약 1.4~1.8% 감소한다. 대부분의 경구약, 기존 인슐린, 다른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비교해 유의미한 HbA1c 감소다. 0.5mg 용량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를 보인다. 약 1.3~1.5%의 HbA1c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체중 감소 효과 또한 두드러진다. 손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서 오젬픽 1.0mg로 기대할 수 있는 체중 감소는 약 4~6kg, 또는 약 6% 내외”라며 “기존 임상에서 많이 쓰는 다른 GLP-1 수용체 작용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와 비교하면 산술적으로 거의 2배 수준의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 감소 목표 달성률에 대해서도 “10명 중 6명은 5% 이상 감소하며, 10명 중 약 3명은 10% 이상 감소한다”며 기존 약제 대비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고위험군에서 효과를 강조했다. 손 교수는 "SUSTAIN 6 연구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26% 감소시켰는데 2년 동안 45명을 치료하면 1명은 예방할 수 있는 수준(NNT 45)이라고 설명했다. 이 환자들은 기존 당뇨 치료제, 스타틴,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으며, 일부는 SGLT-2 억제제까지 쓰는 상황이었다. 기존 치료제들이 효과를 보이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이득을 보인 것이다.
아울러 손 교수는 “만성콩팥병(CKD) 환자가 대상인 FLOW 연구에서 신장 질환 복합 사건 위험을 24% 감소시켰고(NNT 20), 심혈관질환 및 기타 원인을 포함한 사망률 감소도 유의하게 관찰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젬픽가 동일 계열의 GLP-1 억제제보다 효과가 좋은 것은 세마글루타이드가 다른 성분에 비해 현저히 적은 저분자량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미노산 사슬 구조에서 3부위의 주요 구조적 변형(알부민과 강하게 결합해 신장에서의 반감기 연장, DPP-4 효소에 의한 분해에 대한 저항성 증강, 18번 탄소 지방산이 세마글루타이드에 결합되는 것을 방지)을 통해 반감기를 연장했기 때문에 주 1회 투여가 가능해져서다.
탁월한 임상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GLP-1 제제 처방률은 매우 낮다. 손 교수는 ”기존 GLP-1 제제(트루리시티)의 국내 처방률은 0.6~0.8% 정도로 처방률이 매우 낮다“며 ”낮은 사용률은 대상 환자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급여 구조의 제약 때문“이라고 했다. 오젬픽의 급여 기준은 트루리시티를 준용해서 설정됐고, 비만약으로 오남용될 것을 우려해 오히려 자가부담 100%까지 막아버렸기 때문에 더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
GLP-1 제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배경은 단연 ‘체중 감소’ 효과 때문이다. 손 교수는 ”혈당이 떨어지는 건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니기에 체감하기 어렵지만, 체중 감소는 즉각 체감할 수 있다“며 ”이러한 비만 이슈가 오히려 당뇨병 치료 급여 조건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 교수는 ”트루리시티보다 오젬픽의 HbA1c 강하 효과나 체중 감소 효과가 크다“며 ”기존의 급여 제한 조치를 그대로 놔둔 채 급여가 이뤄졌기 때문에 단기간에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모니터링을 거친 후 정부도 ‘오남용 우려가 지나쳤다’고 인식한다면 다양한 합병증 위험 예방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급여 조건이 수정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SGLT-2 억제제나 DPP-4 억제제가 등장한 지 오래됐고 혈당강하 및 당뇨 합병증 예방 효과가 설폰요소제 또는 메트포르민보다 우월함에도 여전히 처방 관행상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경우가 아직도 존재한다”이라며 ‘“일부 의사들의 관념이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비급여로 복용해도 SGLT-2 억제제의 심장 및 신장 보호 효과는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며 “GLP-1 억제제의 주요심혈관사건 예방 효과가 스타틴보다 높을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의료계의 인식 변화를 통해 GLP-1 억제제의 조기 치료 개입이 이뤄지길 바라고, 학회 차원에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