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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로 빈발하는 ‘피부 부작용’ 관리법 … 피부각화, 발진, 탈모, 손발톱약화 등
  • 이지수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
  • 등록 2025-12-15 1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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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암제가 피부를 건드리는 건 ‘빠르게 바뀌는 조직’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
  • 세포독성 항암제 외에도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도 예외 없어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토로하는 고민은 “피부가 예전 같지 않아요”,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져요”, “손발톱이 아파서 걷기도 힘들어요” 등 피부 관련 부작용이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의학적 현상이다. 이런 부작용이 발생 원리와 대처법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치료 효과를 해치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줄이는 방법을 하나씩 짚어보자.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가 공격하는 대상은 ‘빠르게 자라는 세포’다. 암세포를 겨냥한 치료이지만, 몸 중에도 빠르게 교체되는 조직을 공격한다. 바로 △피부의 표피세포 △모발을 만드는 모낭세포 △손·발톱을 만들어내는 손발톱 기질세포다.

 

이들 세포는 늘 새로 만들어지고 교체되기 때문에, 항암제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그래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워지거나, 모발이 탈락되고, 손발톱과 그 주변이 붓고 염증이 생기는 등의 일이 이어진다. 

 

표적항암제 중 하나인 표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EGFR) 억제제는 피부 장벽 신호까지 억제하여 특유의 여드름양 발진을 유발한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면역항암제는 면역 시스템이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피부염, 발진, 가려음증, 건조함 등 피부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런 피부 변화는 부작용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항암 치료제가 내 몸속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건조증과 가려움: 거의 모든 환자가 겪는 기본 변화 … 발진: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

 

항암 치료 중에는 피부 장벽이 약해지기 쉽다. 이 과정에서 피부 표면이 거칠어지고, 작은 자극에도 민감해져 쉽게 가려움을 느낀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게 되면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그 틈으로 외부 세균이나 곰팡이가 침투하며 2차 감염이나 심한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건조함 → 가려움 → 긁기 → 감염/염증’의 악순환을 초기에 끊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발진은 사용하는 항암제의 종류, 용량, 개인차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붉은 반점(반점, macule)과 오톨도톨한 좁쌀 같은 것(구진, papule)이 섞여 솟아오르는 형태(반구진 발진) △건선처럼 하얀 각질(인설, scale)이 겹겹이 쌓이는 형태 △보라빛을 띠며 두꺼워지는 태선양 발진 △여드름과 비슷한 농포가 나타나는 여드름양 발진 △전신이 붉어지거나 물집이 동반된 형태 등이다. 

 

모양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피부 장벽이 손상된 상태에서 염증 신호가 과하게 올라오는 것이다. 그래서 외형이 달라도 기본 접근은 “자극을 줄이고,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이다.

 

탈모와 모발 변화: 빠질 때도 있지만 다시 자랄 힘도 있다

 

항암치료 중 경험하는 탈모는 많은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부작용으로 대부분에서는 일시적이며 되돌아오는 변화다. 보통 치료 시작 1~4주 이후부터 갑작스럽게 빠지기 시작해 놀랄 수 있다. 치료가 끝난 뒤에는 6~8주 사이부터 솜털같은 새로운 모발이 자라나고, 3~6개월 후에는 눈에 띄게 모발이 자라나며 회복된다.

 

흥미롭게도 모든 항암제가 동일한 방식으로 모낭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파니투무맙 (Panitumumab), 게피티닙(Gefitinib), 세툭시맙(Cetuximab) 등 주로 EGFR 억제제 계열의 일부 표적항암제는 오히려 속눈썹이 길고 풍성해지는 ‘역설적 변화(paradoxical effect)’를 일으키기도 한다. 모낭이 어떤 자극을 받느냐에 따라 탈모와 발모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새로 자라나는 머리카락은 초반에는 부드럽고 가늘거나, 이전과 결이 조금 다른 형태로 올라올 수 있다. 이 또한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원래의 모질로 돌아오게 된다. 개인차는 있지만 완전히 안정된 모발이 자리 잡기까지는 약 6개월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손발톱 변화: 통증이 동반되면 일상생활까지 흔들린다

 

손발톱 문제는 생각보다 흔하고, 때로는 걷기·젓가락질 등의 일상생활조차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손발톱 주위의 빨갛고 아픈 염증 △손발톱이 바닥에서 분리되는 박리 증상 △손발톱이 쉽게 부러지고 갈라짐 △검게 변색되거나 줄이 생김 등이 있다.

 

항암 중 피부·모발·손발톱 관리법 정리

 

1. 피부 관리: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보습’

 

피부 장벽은 치료 중 가장 먼저 약해지는 부분이다. 그래서 보습이 ‘기초이자 핵심’ 치료가 된다. 

 

우선 샤워법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사우나처럼 뜨거운 찜은 장벽을 더 약하게 만든다.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 짧은 샤워가 기본이다. 샤워 후 즉시 보습제를 바르면 효과가 훨씬 좋다. 보습제는 ‘충분한 양을 여러번 덧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보습제는 하루 최소 2회 전신에 골고루 도포한다. 특히 손발은 활동으로 인해 닦여나가는 것이 많아 더 자주 바르는 게 좋다. 

가려움 때문에 긁지 않도록 신경쓴다. 냉찜질이나 쿨링 기능이 포함된 보습제로 가려움을 진정시킨다. 손톱 청결을 유지한다. 잠잘 때 면장갑을 착용해 무의식적 긁힘을 방지한다. 긁는 순간 피부는 다시 염증의 고리를 반복하게 된다.

 

2. 옷·세탁·환경 관리: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든다

 

환자들이 입는 옷과 세탁 상태, 생활환경에 의해 피부가 적잖은 영향을 받는 것에 “이런 것들도 영향이 있나요?”라고 의아해하며 자주 물어본다. 하지만 항암치료로 약해진 피부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반응한다. 

 

우선 합성섬유보다 ‘순면·부드러운 소재’가 훨씬 편하다. 새 옷은 세탁 후 입어야 잔여 화학물질을 줄일 수 있다. 세제 잔여물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충분히 헹군다. 건조한 실내는 가려움을 악화시키므로 가습기를 활용한다. 한낮 야외 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을 위한 챙 넓은 모자, 양산, 긴 옷 등을 챙긴다. 

 

3. 탈모가 두렵다면 두피를 ‘편안하게’ 하는 게 첫 단계

 

항암으로 약해진 두피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집니다. 따라서 ‘덜 자극하는 방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아기용, 약산성 샴푸를 사용한다. 손가락으로 ‘빡빡 문지르는’ 대신 손가락 지문 부분으로 부드럽게 샴푸한다. 건조기·고데기처럼 뜨거운 열기구를 삼간다. 꽉 조이는 헤어스타일을 피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스스로를 ‘환자처럼 느끼는 순간’이 바로 탈모다. 대부분 일시적 과정이며, 두피/모발 건강을 지키는 게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음을 상기하자. .

 

4. 손발톱 관리: ‘잘라내는 방식’만 바꿔도 통증이 줄어든다

 

손발톱 주변 피부는 항암제 영향으로 쉽게 갈라지고 염증이 생긴다. 우선 손발톱 끝을 둥글게 깎지 말고 네모나게 깎는다. 샤워 후 손발톱이 말랑해진 상태에서 손발톱을 깎는다. 큐티클 제거는 금물이다. 설거지·청소 시 안쪽에 면장갑, 바깥쪽에 고무장갑으로 이중 착용한다. 앞코가 좁은 신발, 굽 높은 신발은 신지 않는다. 

 

이지수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 

이지수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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