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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 정밀진단부터 환자맞춤 치료, 모니터링까지
  •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등록 2025-12-09 09:52:06
  • 수정 2025-12-09 17: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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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층 침범하고 ‘건너뛰는 병변’으로 진단 어려워 … 유럽 표준 비침습적 ‘장초음파’로 모니터링 혁신

크론병(Crohn’s disease)은 궤양성대장염과 함께 만성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을 대표하는 질환이다. 식도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10~20대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병하여 장기적인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며 환자에게 부담이 적은 진단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은 크론병 치료의 핵심 과제가 됐다.

 

크론병은 일반적인 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벽 전체(장막층까지)를 침범하는 전층성 염증(Transmural inflammation)의 특징을 보인다. 병변이 연속적이지 않고 ‘건너뛰는 병변(Skipped lesion)’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일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진단과 염증 활성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 진단은 병력, 혈액‧대변 검사 외에 소장‧대장 내부를 확인하는 내시경(Endoscopy), 장의 구조적인 변화와 염증 범위를 확인하는 영상검사를 종합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소장 침범이 흔하기 때문에 자기공명 엔테로그래피(MR Enterography, MRE)를 통해 소장 협착 유무, 치루나 농양과 같은 장관외 합병증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다. 내시경 검사에서는 장 결핵,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장염 등 증상이 유사한 다른 감염성 질환을 정확하게 배제하는 과정이 최종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크론병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넘어, 염증을 완전히 가라앉히고 ‘점막 치유(Mucosal Healing)’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의 염증 활성도를 주기적으로, 정확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기존에는 MRE나 CT를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했고, 이는 방사선 노출(Radiation exposure)이나 환자의 검사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국대병원에서는 유럽 지역에서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널리 적용되지 않은 장초음파(Intestinal Ultrasound) 술기를 도입하고 있다. 장초음파는 비침습적(Non-invasive)인 영상검사로, 환자에게 금식이나 장정결제 복용 등의 고통이나 방사선 부담 없이 장벽의 두께(wall thickness) 및 혈류 증가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약물치료에 대한 염증반응 정도(Treatment response)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소장과 대장의 염증 부위를 간편하게 추적관찰(Follow-up)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건국대병원은 조만간 선진화된 이 비침습적인 검사법을 크론병 진료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금식이나 장정결이 필요 없고 비용 측면에서 환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즉각적으로 질병 악화나 치료 반응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어 획기적이다. 

 

정밀한 진단 시스템은 곧 정확한 맞춤형 치료(Personalized treatment)로 이어진다. 크론병 치료는 급성기 염증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Steroid) 투여부터, 장기적인 관해 유지를 위한 면역조절제(Immunomodulator), 생물학적제제(Biologics), 소분자제제 (small molecule)까지 가속화된 단계별 접근(accelerated Step-up approach)으로 이뤄진다.

 

면역조절제인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AZA)을 투여할 때는 환자 개개인의 약물 대사 능력을 파악하는 TPMT/NUDT 15 유전자 검사를 필수로 시행, 약물의 안전성(safety)을 확보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는 개인의 유전적 요인을 고려한 정밀맞춤의학(Precision Medicine)의 시작 단계다. 이후 질병 상태에 따라 생물학적제제 및 소분자제제 투약이 필요할 경우에는 약제별 특성이 다르므로 환자의 나이, 투여 경로 선호도, 염증의 정도 등을 고려해 개인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공유결정(shared decision making)을 통해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높은 환자 만족도를 꾀하고 있다.

 

크론병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만큼, 진단 이후 치료 과정에서 질병 상태 변화와 합병증의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게 질병 경과의 관리 면에서 가장 중요하다. 서양에 비해 국내 크론병은 소장 침범 비율이 높아 소장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데, MR 엔테로그래피나 내시경은 금식 및 장정결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장초음파는 비침습적이고 즉각적이며 반복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므로 최신 모니터링 기법으로 활용한다면 환자들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질병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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