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6 15:08:13
전형준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척추는 서서히 진행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인체 내 구조물은 손상이 발생하면 재생이 가능하지만 흔히 디스크라고 말하는 추간판은 재생이 되지 않는다. 젤리 같은 점성인 디스크는 연령이 증가하고 사용이 많아지면서 수분이 빠지고 푸석해져서 쿠션 역할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게 되고 압력이 가해질 때는 옆으로 삐져나와 통증을 유발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고개를 깊게 숙이는 습관으로 경추 근육에 긴장이 더해져 일자목에 가깝게 변형되는 경우도 많아 이로 인한 경추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경추 질환 … 디스크 관련 질환과 인대·관절질환으로 구분
경추 질환의 경우 크게는 디스크 관련 질환과 인대 및 관절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디스크 질환은 요추 질환과 동일한 질환으로 판단하면 되며 황색인대나 후관절의 비후에 의한 협착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후종인대라는 경추의 과굴곡을 막아주는 인대가 커지거나 골화하는 후종인대 골화증이 특징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경추는 요추와 달리 뇌와 동일한 척수 신경이 주행하는 부분으로 단순한 통증뿐만 아니라 마비나 위약이 발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단순한 디스크 질환이라고 하더라도 신경학적인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요추에 비해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디스크 질환은 엄밀히 말하면 디스크를 구성하는 섬유륜과 수핵 중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나와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탈출된 디스크는 대부분 척수강이라는 신경이 밀집된 공간으로 탈출되게 되는데 경추부에서는 팔로 나가는 신경이 지나가게 되고 이를 압박해 팔이 저리게 되고 요추부에서는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지나가게 되는 탓에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 다리가 저린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경추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심한 경우라면 뇌와 동일한 중추 신경인 척수 신경을 압박해 상·하지 마비나 위약감이 발생할 수도 있다.
7개의 뼈 여러 종류 인대·관절로 연결 … 디스크 돌출로 신경압박 질환 초래
경추는 7개의 뼈가 여러 종류의 인대와 관절로 연결되어 있고 가장 큰 부분인 추체의 사이에 속칭 디스크라는 물질이 놓여 있다. 뼈는 당연히 형태학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디스크는 경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목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구조다.
경추 질환의 대부분은 디스크가 돌출되어 신경을 눌러서 발생하게 되지만 뼈가 자라나거나 주변의 인대가 증식해 협착증 또는 후종인대 골화증이라는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옆에서 보면 C자 형태를 하고 있다. 경추와 요추에서는 C자 형태를 가지게 되고 흉추에서는 역C자 형태를 가지게 된다. 이는 우리 몸에서 신경과 뼈가 성장을 하면서 성장 속도가 다르게 진행하는데 뼈의 성장이 신경의 성장보다 상대적으로 빠르다 보니 중요한 신경의 성장에 형태를 맞추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C자 형태를 가지게 되면 경추의 디스크가 경추의 움직임에 따라서 일을 조금씩 나누어 하지만 일자 형태가 될 경우 똑 같은 일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상적으로 C자 형태를 가지게 되면 디스크와 신경 그리고 척수 신경 사이에 정상적인 공간을 형성하게 되어 웬만한 디스크가 나와도 증상이 발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역 C자 형태를 가지게 되면 공간이 협소해지면서 작은 문제가 있어도 증상이 발생하게 될 수 있다. 또 일반적인 디스크 질환만으로도 척수 신경이 눌려 위약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목의 통증·팔 저림 주요 증상 … 갑작스런 마비 증상 발생하기도
경추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작은 신경부터 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척수 신경까지 중요한 신경이 지나가는 부분이다. 대부분 초기에는 목이 아프고 팔이 저리다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척수 신경을 심하게 압박한 경우 또는 별다른 통증 없이 지내거나 통증을 참고 지내다 갑작스런 마비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디스크나 신경을 누르는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런 환자들 중 사고로 인해 눌려 있던 부분에서 신경 손상이 발생해 갑자기 마비로 내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근육의 긴장 등으로 인해 목에 통증이 발생해도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디스크가 심하게 터져 나와서 팔이 저리고 혹은 팔을 들어야 편한 정도의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척수 신경의 심한 압박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 팔의 증상 보다 보행에 불편이나 팔다리의 마비로 증상이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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