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각광받는 ‘홈트’ … 유튜브 따라하기부터 앱 교정까지
2020-10-17 06:57:31
장소에 구애없이 언제나 … .요가 배우다 척추측만증 올 수도, 무리 안하고 자신에 맞는 운동법 찾아 꾸준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홈트레이닝족’이 급증하면서 ‘홈트니스(Home+Fitness)’가 인기다. 운동 센터에 가지 않고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운동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확산의 우려로 야외활동도 쉽지 않고 잠정 운영을 중단한 센터들이 늘어난 게 홈트 열풍에 한몫했다.
최근 국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600명 중 78%가 ‘홈트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홈트족’ 확산에 힘입어 건강 피트니스 앱 다운로드 건수도 급증했다. 보통 건강 관련 앱은 해마다 1월에만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다 마는 편인데, 올 상반기에는 전년 평균보다 67%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홈트 콘텐츠도 다각화·세분화되고 있다.
땅끄부부, 이지은다이어트, 힙으뜸, 국립발레단 등 유튜브 운동채널 급부상
유튜브에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소개해주는 피트니스 채널이 인기다. 23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채널 땅끄부부(Thankyou BUBU)의 경우 영상을 한 개씩 게시할 때마다 10만 클릭은 우습게 달성한다.
이지은 다이어트, 힙으뜸 등 채널의 운동 영상도 조회 수가 높다. 이지은 다이어트는 부위별, 전신 운동 등을 올리며 기본 10만회 이상, 힙으뜸은 칼로리 폭파 전신운동 영상을 업로드한 지 2일 만에 24만회 이상을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국립발레단 ‘홈발레’와 국립현대무용단 ‘유연한 하루’ 채널도 주목받고 있다. 발레와 현대무용하면 여자들이 한번 쯤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없어 시도조차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프로들이 나서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아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움직임으로 동작을 구성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발레단 영상은 긴 가로대를 붙잡고 기본기를 다지는 ‘바(barre)’ 동작부터 바없이 테크닉을 익히는 ‘센터(center)’ 연습까지 단원들의 매일 아침 연습을 그대로 옮겨 담았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란 염려는 내려놓아도 된다. 수업의 목적은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기쁨을 얻는 것이라고 박일 발레 마스터가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도 기초부터 설명한다. 호흡법과 스트레칭부터 현대무용의 기본동작까지 일러준다. 한 누리꾼은 “깊은 호흡을 하다가 너무 편안해져 잠들어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소파에 앉아서, 침대에 누워서, 싱크대 앞에 서서 할 수 있는 현대무용가의 스트레칭 비법을 전수해 좁은 공간을 100% 할 수 있는 팁을 제시한다.
무리한 동작 욕심내다간 허리 부상 …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만 따라하기
홈트로 꼽히는 대다수 운동은 근력운동, 요가, 발레, 필라테스 등이다.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자세 균형과 근력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들이다. 하지만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운동 능력을 넘어서 무리한 동작을 계속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가 과도하게 굽혀지는 ‘과굴곡’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릎과 팔꿈치에도 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과신전’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신전이 허리에 오면 ‘척추전만증’을 일으킬 수 있다. 척추전만증은 허리가 앞쪽으로 지나치게 휘어서 목이나 허리 주위 근육에 이상이 생기고 관절이 눌리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뱃살이 없는데 유독 배가 많이 나온 것처럼 보이고, 허리가 앞으로 휘고 엉덩이는 뒤로 빠지는 등 신체가 불균형해지기도 한다. 척추전만증은 이밖에 스트레스나 과거 부상으로 인한 자세의 불균형으로 발병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척추전만증 환자는 2015년 3884명에서 2019년 4605명으로 4년 새 약 19% 증가했다.
이상윤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척추전만증은 허리디스크가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빠른 시기에 치료를 받고 자세의 균형을 유지한다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그대로 내버려 두면 척추와 인대, 근육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몸 전체가 불균형해지고 척추, 관절에도 염증이 생겨 퇴행성질환을 촉진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전만증을 예방하려면 무리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안 된다. 특히 요가는 고난도 동작이 수반되는 운동이기 때문에 혼자서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평소에도 척추질환 위험을 줄이려면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허리를 펴주는 게 좋다. 이 교수는 “비만은 척추에 물리적인 스트레스를 가해 퇴행성질환 위험을 높이는데 특히 여성에서 비만과 척추질환의 연관성이 크게 나타난다”며 “추간판탈출증·척추관협착증·척추측만증 같은 퇴행성 요추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만성화될 위험이 높아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조절로 정상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이어트에 치매 예방까지 … 덩달아 ‘영리한 홈트 제품’도 열풍
맨몸운동이 지겨운 사람들은 홈트니스 제품을 찾는다. 홈쇼핑에서는 러닝머신과 같이 대형 운동기구가 아닌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가격이 저렴한 ‘트위스트 런’, ‘스테퍼’ 등 복부운동 기구의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집안에서 요가나 필라테스를 배우는 사람이 늘면서 요가 매트와 요가용품 판매도 증가세다.
이런 제품들이 고전적이라면 최근 홈트는 다양한 정보기술을 접목해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모니터를 보고 영상을 따라하던 운동을 넘어서 ‘라이브 홈트레이닝’이 뜨고 있다. 카메라와 영상장비를 통해 비대면으로 트레이너와 실시간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잘못된 운동법으로 건강을 지키려다 오히려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나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처음 운동하는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힘들여 운동할수록 근육이 더 빨리 생긴다며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 건강을 해칠 염려는 없다.
IT기기를 통해 자세를 모니터링하며 간단히 맥박, 호흡, 혈압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양발이나 허리의 압력을 측정해 정확한 자세를 확인할 수도 있다. 운동 종목도 요가나 러닝, 라이딩, 골프, 클라이밍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홈트 소비자도 기존 2030 세대에서 50~90세 중장년층까지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중장년, 노년층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탓에 거대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메모핏’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TV를 연계해 시니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홈트 서비스로, 큰 화면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쉽게 운동을 따라할 수 있게 설계됐다. 단순 체력증진뿐 아니라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접목한 게 특징이다. 치매 전문 의사와 대한노인재활의학회의 자문 검수를 거쳐 유산소운동과 두뇌 회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몸 만들기 최대의 적은 ‘포기’ … 운동전문가 작심 3일 프로그램 권유
다양한 콘텐츠가 즐비한데도 불구하고 홈트 역시 여느 운동처럼 ‘포기’가 최대의 적이다. 중단했다가 나중에 다시 시작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며, 근육 생성도 그만큼 늦어진다. 오랫동안 녹슨 몸을 돌리기 위해선 방치한 시간만큼의 투자가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하는 몸과 건강을 챙기기 위해선 ‘포기’란 단어는 던져버려야 한다.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지 말고 작심 3일 일정을 세워 지켜보는건 어떨까. 한 운동 전문가는 “3일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하루는 쉬면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음식에 대한 욕구가 넘치는 사람들에게 단기간 목표를 설정하면 금방 보상이 따라오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 달, 두 달, 100일 등 긴 기간을 정하고 시작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식단 관리도 처음부터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먹으면서 할 필요가 없다. 아침 식사를 먹었다는 가정하에 점심때는 먹고 싶은 걸 먹고 저녁에만 다이어트 식단을 실천하면 된다. 이게 황금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박수현 기자 soohyun89@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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