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4 09:54:54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이 여드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면접이나 소개팅처럼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얼굴 한복판에 생긴 여드름처럼 성가신 존재도 없다. 화장해도 잘 가려지지 않고, 억지로 짜봤자 흉터만 남을 뿐이다. 특히 겨울은 차갑고 건조한 바람과 실내 난방기구의 사랑으로 피부가 건조해져 여드름 같은 트러블이 발생하기 쉽다.
여드름은 털을 만드는 모낭에 붙어있는 피지선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질환으로 면포(모낭 속에 고여 딱딱해진 피지), 구진(1㎝ 미만 크기의 솟아 오른 피부병변), 고름물집, 결절, 거짓낭 등 다양한 피부 변화가 동반된다. 피지선이 모여있는 얼굴, 목, 가슴 등에 많이 발생한다.
사춘기 청소년의 85%에서 관찰돼 ‘청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사춘기에 남성호르몬의 과잉으로 피지선의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일생 중에 여드름이 가장 많이 생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엔 남녀를 불문하고 남성호로몬 ‘안드로겐’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안드로겐에 의해 과다 분비된 피지가 각질과 엉겨 붙으면서 여드름 증상이 심해진다. 남자는 15~19세, 여자는 14~16세에 발생 빈도가 높다. 20대 초반에 성호르몬 분비가 정상화되면 여드름은 점차 사라진다.
하지만 성인이라고 해서 여드름으로부터 해방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인여드름은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도 어렵다. 성인 여드름은 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모공을 막는 화장, 서구식 식습관, 술과 담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요인이다. 이를테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피지가 증가해서 여드름 발생에 영향을 준다.
성인여드름은 청소년기에 비해 잘 없어지지 않는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청소년 여드름은 쉽게 짤 수 있고 염증도 잘 생기지 않지만 성인 여드름은 쉽게 붉어지면서 염증이 잘 동반된다”며 “성인 남성은 여성보다 증상이 훨씬 심하고 오래가며 일부에서는 등과 가슴까지 퍼진다”고 설명했다.
성인 여성은 남성보다 증상이 약하지만 주로 턱과 입 주위에 여드름이 발생한다. 생리 시작 일주일 전 증상이 가장 심하고 생리가 끝나면 나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여드름이 나면 성인은 물론 청소년도 집에서 무턱대고 짜지 않는 게 좋다. 여드름이 보기 싫어 억지로 손으로 짜거나 뜯으면 세균 감염으로 모낭 안에 곪아있던 피지선이 터지고 피부조직이 떨어져나가 움푹 팬 여드름흉터가 남을 수 있다. 심하면 메이크업을 진하게 해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피부가 울퉁불퉁해진다.
임 원장은 “여드름흉터는 다른 흉터에 비해 깊게 패여 흉터 끝이 진피층 아래 지방층까지 닿아있는 경우가 많고 이미 피부조직까지 손상된 상태여서 민간요법이나 지가관리로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여드름을 감추려고 화장을 진하게 하면 모공이 막혀 흉터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초기 여드름은 연고를 병변에 바르거나 경구약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다. 단 의사의 진단 없이 연고를 남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임산부는 여드름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항생제, 비타민A유도체를 피해야 한다.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돼 최소한 임신 예정 1개월 전엔 복용 및 도포를 중단하는 게 좋다.
여드름 자국이나 이미 흉터가 생긴 부위는 흉터조직을 벗겨내는 박피, 피부재생레이저, 필러 등으로 치료한다. 레이저의 경우 붉은색이 많이 도는 흉터는 브이빔·퍼펙타, 색소침착이 많은 흉터는 C6레블라이트 토닝레이저, 패인 흉터는 피부를 재생하는 XD·CO2프락셔널이 적합하다.
여드름 흉터가 깊다면 자신의 피부세포를 이용한 섬유아세포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환자의 피부조직을 섬유아세포로 배양시켜 피부 진피층에 주입해 콜라겐 형성을 유도한다. 섬유아세포 투여 2~3개월 후부터 치료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9개월 정도 지나면 파인 흉터가 차오른다.
치료 후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도 중요하다. 세수할 땐 화장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닦고, 하루 8시간 이상 숙면을 취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기름진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것은 기본이다. 초콜릿처럼 당 지수가 높은 음식일수록 여드름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꾸준하게 섭취하고 외출할 땐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습관적으로 얼굴을 만지거나 여드름을 짜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여드름을 짜야 할 땐 소독한 면봉으로 살짝 눌러 짜낸 뒤 여드름 전용 제품을 발라준다.
임이석 원장은 “여드름흉터는 개수, 크기, 곪은 정도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시술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여드름흉터를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평생 남을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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