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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효과 노린 ‘9만9000원’ 레모나 판매 … 마케팅비 소비자에 전가?
입력일 2020-01-28 09:54:45
종이포장 속 멤버사진 인쇄된 캔, 구매 전 알 수 없게 ‘언박싱’ 전략 먹혀

가수 BTS를 모델로 기용한 경남제약 '레모나' 개봉 전 박스(왼쪽)와 개봉 후 낱개 제품 사진

3가지 성분에 함량도 부족한 의약외품인데 가격은 일반약(범용 비타민제)의 2배

지난해 11월 인천 모 약국은 ‘BTS 레모나’라 불리는 제품을 판매한 뒤 인근 지역에서도 찾아올 만큼 고객이 크게 늘었다. 이 약국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에 제품이 입고됐다는 소식을 알리는 등 판매를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곳이다. 지금도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스테디셀로는 의약외품인 경남제약의 ‘레모나산’이다. 세계적 아이들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출시한 덕분에 약국가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이 약국은 레모나를 구입해 간 고객들이 다른 새상품으로 교환해달라는 요청에 종종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내용물 품질 이상이나 유통기한 임박 등 일반적인 사유라면 당연히 절차대로 처리를 해주는 게 맞다. 하지만 구매자들은 단지 제품 포장에 자신이 선호하는 BTS 멤버가 인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멤버가 나온 것으로 바꿔달라는 요구해 약사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약국 K약사는 “제품 포장에 인쇄된 가수 멤버 때문에 교환 요청이 많이 들어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혹시라도 우리 약국에서 교환해준다고 소문나면 더 많은 사람이 올까봐 교환이 안 된다고 재차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제약이 레모나 판매로 연이어 히트를 치고 있다. 방탄소년단 효과에 힘입어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베트남, 캐나다 등 해외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규모 소비가 이뤄진 중국 ‘춘절’이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에는 온라인으로 준비한 수량이 연속 매진됐다.

이 제품은 캔 포장에 인쇄된 BTS 멤버가 누구인지를 개봉하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는 ‘언박싱’ 마케팅 전략이 먹혀 들어 더욱 인기다. 경남제약은 자기가 가장 선호하는 멤버가 나오길 기대하는 심리를 활용해 매출 성과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언박싱은 랜덤 방식으로 상품을 담은 뒤 종이나 비닐 등 겉포장을 다시 입혀 그 속을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해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복불복’ 판매 전략 중 하나다. 이번에 판매된 레모나 제품은 멤버 사진이 인쇄된 금속 캔 케이스가 레모나 상표만 나온 얇은 종이박스로 재포장돼 있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 어떤 케이스인지 알 수 없다. 

구매자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멤버가 인쇄된 제품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팬카페 등 온라인에서 직접 교환하거나 중고나라 등 인터넷 카페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언박싱 마케팅이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는데다가 정상급 스타와 관련된 제품이다보니 유튜브에도 수십건의 ‘레모나 언박싱’ 영상이 업로드됐다. 구입부터 개봉, 내용물 소개까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일부 유튜버는 대량으로 구매한 뒤 어떤 멤버 제품이 많이 나왔는지 하나씩 비교한다. 자연스레 홍보효과도 올라간다.

경남제약은 이전에도 아이유, 김수현, 아이린 등 톱스타를 기용하고 각 모델을 제품 포장에 적용해 재미를 봤다. 이 회사의 2019년 추정 연 매출액 450억원 중 레모나는 150억원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막대하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경남제약 온라인몰 기준 레모나 의약외품의 판매가는 70포 2만1000원, 120포 3만5000원이다. 두 가지 제품은 개봉 시 케이스 당 7명의 멤버 중 1명이나 단체 사진이 인쇄돼 있다. 그런데 240포 9만9000원짜리 스페셜 패키지에는 BTS 멤버 7명이 1명씩 나온 캔 7개와 단체 사진이 인쇄된 캔 1개 등 30포짜리 8캔이 포함됐다. 단순 비교한다면 240포 구성이면 7만원선이 합당하지만 캔 추가·포장지 변경 등으로 단가가 높아진 것을 반영한 이유인지 40%나 더 비싼 9만9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한 인터넷 카페에선 “아이가 BTS 팬이라고 10만원에 가까운 세트 제품을 사달라는데 너무 비싼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한 제품 구매자는 “학생 신분으로 구입하기에 가격이 부담스러운 편”이라며 “BTS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비싼 제품을 무리해서 구매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단순 비교로 240포 수량만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시중에서 30포 제품이 9900원에 판매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30포짜리 8캔 가격인 8만원에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상자·외부종이 포장 과정에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얹히면 9만9000원이 과도하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스 포장 등과 관련된 사항은 BTS 측과 협의된 것”이라며 “홈페이지에서 구입하면 금액의 10%를 적립금으로 환급하고 있어 마진이 크게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이같은 가격 책정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이 스페셜 패키지를 구매하도록 유혹하고 있다. 어떤 멤버가 나올지 모르는 70포·120포 제품을 구매했다가 원하지 않는 케이스가 나와 몇 개 더 구매할 바에야 9만9000원짜리 패키지를 구입하는 게 경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스페셜 패키지 1개는 70포짜리 5개, 120포짜리 3개를 각각 판매하는 것과 맞먹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의약외품인 레모나산은 레피아스코르브산·리보플라빈·피리독신염산염 등 3개 성분만 함유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약국에서 120정 3만~3만5000원에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인 ‘레모나씨플러스정’은 성분·함량면에서 우월하다. 폴산·시아노코발라민1000배산·피리독신염산염·산화아연·니코틴산아미드·푸마르산철·아스코르브산과립·판토텐산칼슘·토코페롤아세테이트 2배산·비오틴·푸르설티아민염산염·리보플라빈부티레이트·셀레늄함유건조효모 등 비타민 B·C·E군을 포함한 유효성분만 13가지다. 의약외품 레모나의 경제성과 효능은 일반약보다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사 관계자는 “의약외품 레모나는 과립형으로 일반의약품인 정제에 비해 원료 등 생산비가 비싸다”며 “여기에 1포씩 분리 포장하는 비용 등을 포함하면 총 생산원가 면에서 비슷해진다”고 해명했다.

경남제약 레모나는 일반의약품 대비 성분·함량이 부족하고 스타 마케팅에 기대 과도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서도 BTS 효과로 매출·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3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6억원, 11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레모나 외에 목·구강 염증 치료제인 ‘미놀에프트로키’, 무좀치료제 ‘피엠외용액’, 비타민제 ‘레모나씨플러스정’ 등을 기반으로 매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레모나를 공급받는 직거래 약국 외에 도매상을 거쳐 일반 약국에도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여기에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중국, 일본 진출을 협의 중으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세준 기자 smileson@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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